세미나쟁이가 본 2008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 :: 2008. 3. 16. 23:46

3월 16일 황사주의보가 발령된 아침 약간의 갈등은 했지만 이왕지사
RSVP해준 다음여직원에게 가기로 약속 한거 가기로 하고 출발~!

행사장이 집에서 가까운 위치라 10분만에 도착했고 메리어트 호텔 정문으로
들어가는 순간 행사 관계자와 도우미 한명이 중년의 신사를 의전하고
있었다. 중년신사의 표정은 딱딱해보이면서 약간이나마 까칠한 느낌이었고
모기업의 간부 또는 금일 연설자중 하나로 예상했다.

5층에서 등록하고 6층에서 세션시작 한상완 교육부장관 할아버지의 강의가
끝나고 등장한 세션 투의 주인공 건축가 류춘수님이 아까의 중년신사였던
것이다.

차량발렛하시면서 아랫입술 아래로 힘주시던 다소 까칠한 느낌마져 주셨던분의 강의는 내용도 재미있었고
무엇보다도 이분의 생각과 대형 스타급에서나 볼 수 있는 센스가 더해져 시간의 부족함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형서점 main통로에 가득히 쌓여 요즘 베스트셀러라 하는 촐라체 박범신작가의 강의 그리고 농구선수인줄
착각할 정도로 키도 크고 역사 속 격정의 시대에 태어나셨더라면 지금 쯤 위인전에 나올법한 한비야누님,
개그맨 저리갈 정도의 개그를 구사하며 강의한 차니님, 그외 다수의 강사분들의 강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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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해당 행사에 참여한 인원이 한 두명이 아니기에 자질구리한 장,단점들은 쓰나미급 태풍과도 같이 지금
이 시각 줄줄이 비엔나로 올라오고 있고 나마저 구구절절하게 언급하기보다는 이러한 다수의  세미나, 컨퍼런스
행사를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또는 직업병적으로 몇가지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부분들을 언급하고 싶다.

1. 전체 세션강의의 블로거들을 통한 사전조사

- 난 집에서 늦게 차시동키고 10분만에 도착할 때, 베트남에서 전화받고 달려와 강의를 해준 한비야누님,
   제주도, 일본에서 비행기 엔진소리 들으며 날라오신 여러 강사분들...
   다양한 주제와 블로거들에게 유익한 강좌들이 태반이었지만 세션별 참가자들의 참석율은 엄연히 차이가
   났으며 강의도중에도 빈번하게 자리이동이 심했던 강의들도 볼 수 있었다.
   꼭 유명강사나 파워블로거가 아니더라도 사전조사를 통해 참석자들이 좀 더 원하는 내용과 기대하는
   세션으로 강의를 구성했을까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강의 스케줄 또한 인기강의가 서로 다른
   공간에서 맞물리기도해 이것참 어디를 가야할지?라는 고민도 들게 했다.

2. 만나고 싶은 사람

- 기타 다른 컨퍼런스를 참석해도 기조연설자로 나오는 인물은 대게 행사 주관사의 대표, main스폰서의 CEO
   또는 덕망과 교양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법한 위인(?)을 초청하여 딱딱하고 다소 지루한내용으로 출발한다.
   오늘 행사도 기존의 짜여진 밥상과 크게 다를것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통신의 익명성을 바탕으로 인터넷상에서
   주체할 수 없는 자기들의 생각들을 쏟아내는 블로거들에게는 차라리 신해철씨같은 인물이 등장하여 마왕이라
   불리우기까지 악플러들과의 전투나 다른 인터넷상의 스토리를 들려주는것이 어땠을까?
   아니면 태그라는 훌륭한 시스템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태그상에서 자주 거론되고 언급되는 인물이 등장했으면
   아마도 금일 저조한 참석율은 두배이상 올라가지 않았을까?

3. 함께하고 싶은 이슈들

- 포스팅을 하고 저장할때나 또는 다른곳으로 송고할때 따라오는 카테고리가 있다.
   어느 파트에 가지치는 글로 저장할까요? 라며 항상 묻는다. 시사, 교양, 사진, 영화등등등 물론 오늘 세션에도
   해당 유명인사들의 훌륭한 강의가 있었지만 정치나 종교같은 민감사항이 아닌 사회적이슈에 대해 떠들수
   있는 시간이 있었더라면 어떨까? 수 많은 태그들중 볼드체 14포인트 이상의 태그 중 신중하게 고르고
   선택해서 강의구성을 했다면 어땠을까? 단순한 개인의 블로그가 사회나 기업의 판도를 뒤엎은 사례나
   마케팅적으로 블로그 포스팅에 성공한 사례등등...

4. 불빠진 고기판과 같은 강의시간배분의 문제점

- 다양한 세션과 많은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배려해준 주최측에는 정말 감사드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너무도 촉박한 강의 시간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픈 강사들이나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참가자들
   모두에게 큰 마이너스가 되었음은 참석자라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90분 이내의 강의는 해본적이 없다는 한비야누님은 30분도 안되는 시간으로 말을 더욱 더 빨리 할 수 밖에
   없었고(원래 자기자신이 말 빨리 하는데 더 빨리 한다고 함ㅋㅋ), 스타급센스로 많은 뼈 있는 웃음을 주셨던
   류춘수 건축사님은 종료시간보다 10분을 본인의 의지대로 연장했으며 많은 강사들 또한 강의 종료를 알리는
   타임보드에 짜증이 났던지 억지스러운 강의마감이 태반이었다.
   마치 배고파 허겁지겁 신나게 불판에 고기구워 먹다가 주인장이 테이블 가스를 차단한 느낌과도 같았다.--;

5. 행사 진행 중 눈에 띄는 결점들

- 자기만의 미디어 세상에서 글 몇개 포스팅했다는 이유로 좋은 공간에서 식사에 선물까지 제공해주시며
   이런 시간을 마련해주신것에는 진심으로 감사드리지만 컨퍼런스, 세미나행사진행이 한때는 내 나와바리(?)
   였기에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속에서 몇가지 옥의 티가 보였다.

   행사장 입구부터 등록을 받는 도우미, 행사장 안내 및 동선유도를 하는 진행요원들 많은 인원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들중 몇몇은 책임감이 결여된 사람도 볼 수 있었으며 아니면 행사전반에 대한 교육이 사전에
   행하여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행사장, 행사에 관련되 물어보는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할 수 없어 내 발로
   찾아내고 알아내야 하는것들이 다소 있었고 행사장으로 올 수 있는 다양한 동선에는 동선입간판 또는
   동선보드등을 통해 유도해 주었어야 할 것이다.

   또 행사장구조 또한 인터콘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과 하모니볼룸처럼 한 층에서 이동동선이 이루어지는
   구조가 아닌 복층,5-6층을 이동해야 하는 센트럴 시티였고 게다가 6층 엘리베이터까지 막은 상태라면
   6층 앞에도 식수를 할 수있는 공간과 break time에 teatime이 이루어졌으면 더욱더 좋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 세션 해당강의 자료집, 또는 비용상 힘들다면 간단한 softcopy가 배포되었으면 어땠을까?
   메모에도 한계를 느끼고 강의 끝나고 달려가 usb내밀어 달라고 하기도 그렇고...참 거시기 하다 --;
   
 
6. 블로거들의 실제적 만남을 위한 시간 및 시스템

- 온라인상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며 유명블로거분들은 강사로 나오신분들을 통해 실제의 모습을 보니
   생소롭긴 하지만 신선한 경험이었다.
   오늘 참석한 이유중 하나가 인사나누는 몇몇의 블로거분들을 보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중간에 화이트보드에
   만나고 싶은 블로거에게 메세지를 남기는 공간이 주어지기는 했으나 이건 뭐 전쟁 후 이산가족 찾는 KBS본관
   앞에서 펼쳐진 80년대 진풍경도 아니고 막상 쓰려지 이것 참 뻘줌 그 자체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패용하고 다니는 네임택만 연신 쳐다보게 되고 막상봐도 모르겠더이다.
   사랑방이라는 공간에서 서로 인사들도 하고 무리지어 사진찍는 분들도 계셨지만 전체 참가자중 소수였고
   점심시간 이후부터는 네임택 보는것도 포기하게 됬다.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참가한 참가자들은 오프라인에서의 만남, 그리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원했을 것이다.

   지금 다른 많은 분들도 이 문제점에 대해 장문의 글들을 올리고 계시지만 행사 처음 이런 시도를 했으면
   어땠을까? 국경과 제한이 없는 블로거 세상이지만 세션1때 좌석구역을 크게 5등분하여 네이버/다음/티스토리/
   기타등등/독립등으로 나누기만 했더라도 조금이나마 점심시간에 면벽수련하는것처럼 앞만보고 밥을 먹지는
   않지 않았을까? 네임택의 아이디만 볼드체의 굵은글씨가 아닌 블로그 어드레스또한 고유색깔과 함께 눈에
   잘 띄는 볼드체의 굵은 글씨 였으면 어땠을까? 네임택속 각자의 블로그가 서비스되는 각각의 사이트 메인
   로고만이라도 프린트 되어 있으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하는 아쉬움이 가득이다.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처럼 처음 진행되는 행사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것 같지만 다음 행사때는 황사먼지
가득 마신 하루지만 기분좋게 돌아갈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